민주주의 국가를 살다보면 다수가 소수를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일을 종종 살펴볼 수 있다. 일상생활의 단순한 합의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 여러개의 선택지가 있을때 그리고 이 대안들이 상호 보완적이지 못하고 배타적이라면 더욱 다수의 선택권은 강력해진다. 우리가 맨날 먹는 점심식사에서도 이런일은 비일비재하다. 점심식사 메뉴는 다수결의 원칙을 적용하기에 무엇보다 직관적이다. 각각의 메뉴들은 애석하게도 상호 보완적이지 않다. 각자의 특색이 너무나도 뚜렷하다. 김치찌개와 카레, 햄버거는 상호 배타적 방안이다. 김치찌개를 먹고 싶은 사람이 카레를 먹고 싶기 힘들다. 만약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은 두개의 선택지가 나쁘지 않은 것이지 두 메뉴가 보완적이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 즉, 그냥 둘다 먹고 싶은 거지 어느 한..
얼마전 우연하게 Ted ed를 보게 되었는데 아주 재밌는 강의 하나를 시청 했다. ‘자율 주행 자동차의 딜레마’라는 영상이었는데, 몇가지 가정된 상황에서 자율 주행 자동차가 어떻게 반응 할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여기 나온 문제들은 꽤나 흥미로웠다. 당신이 지금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바로 앞에 트럭 한대가 달리고 있었다. 하필 그 트럭의 뒷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안에 있던 물건이 쏟아지게 되었다. 지금 급정거를 하더라도 앞에서 떨어지는 물건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왼쪽을 보니 SUV 한대가 달리고 있었고, 오른쪽에는 오토바이 한대가 달리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냥 나의 목숨을 희생하더라도 그냥 멈출 수도 있고, (물론 운좋게 살아 남을 수도..
1964년 당시 중정부장이었던 김형욱은 인민혁명당(이하 인혁당)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반란을 꾀한다고 말하며 일단 57명 중 41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6명을 전국에 수배중이라고 발표한다. 김형욱은 간첩 김영춘이 모종의 임무를 가지고 남하하여 인혁당을 1962년 조직했고, 한일 협정 반대 데모를 선동하고 현 정권의 타도를 꾀했다고 발표했다. 인혁당 사건은 곧바로 검찰에 송치되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조사 과정에서 관련 인물들에게 가혹한 고문을 진행했으나, 당시 사건을 맏았던 담당 검사 조차 양심상 도저히 기소할 수 없으며 공소를 유지할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기소를 거부하고 사표를 제출하게 된다. 이렇게 되자 검찰과 중정은 어떻게든 사건을 어떻게든 기소해 해당 인물들에게 최고 3년에서 1년 정도의 가..
월드컵이 개막하기 한달 전,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이 공개 되었다. 두 나라의 스쿼드를 보고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축구팬들은 다 알겠지만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월드클래스 축구 선수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슈퍼 스타 군단이다. 하지만 최근 두 나라는 월드컵에서 예상 이외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선수들의 이름 값에 비해 항상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두 나라는 명성을 되찾아와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두 나라 최고의 스타들을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 시키기를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들이 선택한 엔트리는 다소 의외였다. 우선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끈 프랑스의 상황을 살펴보자. 데샹은 선수시절부터 카리스마가 넘치는 유형이었다. 마르세유, 유벤투스, 첼시를 거..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대통령은 1인 독재체제를 구축하게 새로운 유신 헌법을 제정하게 된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첫번째 친위쿠데타이자, 제4공화국의 출범을 알리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된다. 박정희 정권 이후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국민들은 큰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1975년 대선을 준비했던 김종필, 김대중, 김영삼 등 주요 정치 인사 역시 유신 정권으로 인해 대선 준비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10월 유신 이후 대한민국은 이름만 민주주의일뿐, 사실상 1인 독재체제로 돌아서게 된다. 권력을 놓고 내려오겠다는 대통령은 약속을 어기게 된다. 박정희는 왜 유신헌법을 만들었는가? 아무리 독재정권이라도 형식상의 선거는 진행한다. 냉전체제하에서 정권을 유지하려면 민주주의를 표방하..
나는 좋은 사람일까?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을 내리려고 한다. 그것도 매우 빠른 시간 안에. 대학교 교양 심리학시간에 배운 내용이다. 그래서 첫인상의 중요성이라는 말이 강조되는 것이다. 생김새, 옷, 외모 등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그 사람에 대해 분석을 마친다. 나 역시 사람을 보면서 빠르게 분석을 마치려고 한다. 저 사람의 외모와 옷 스타일만 보고 모든것을 판단한다. 정장을 입었는데 셔츠 카라가 삐져 나온 사람은 본다면, 어디선가 실수를 많이 할 것만 같고 큰일을 맡기기에 조심스러워 질 것이 분명하다. 그 사람은 단지 그날 너무 바빠서 셔츠 카라 정리를 못한 것이라곤 생각치 않기 때문이다. 근데 이런 인식의 대부분은 부정적이다. 사실 첫 인상으로 저 ..
제 1공화국 역사를 살펴보면 정말 슬픈 일들이 많이 있었다. 하나의 국가가 형성 되기까지 어찌 시행착오가 없을까? 제1공화국은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지 오래 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한반도 위에서 큰 혼란을 겪으며 국가의 틀을 잡아갔다. 제1공화국은 분명 지금의 위대한 대한민국이 탄생하기까지 기틀을 마련한 중요한 정부임이 틀림 없다. 반면에, 그 과정 속에서 고통도 분명 발생되었다. 국가가 커다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점 인정한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과거의 과오를 구분하고, 잘한 점은 그대로 칭찬하고 못했던 점은 사과하고 기억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야 된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 역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역사 중 하나이다. 총 10개의 사건을 다룰 대한민국사 글에서 마지막으로..
해당 책을 읽은지는 꽤 되었지만, 책을 읽으면 독후감을 반드시 쓴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했기 때문에 늦게나마라도 독후감을 쓴다. 이 책은 매우 정치적 성향을 크게 띄고 있는 책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막상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 두 사람은 정치성을 배제하고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사건에 대한 가치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고, 함세웅 신부님은 자신이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주진우 기자는 자신이 아는 사실에 대해서 소개한다. 물론, 자신들이 판단하는 사건에 대한 평가도 일부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든지 하나의 현상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말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학창시절 역사시간으로 돌아가보더라고 그렇다. 역사선생님의 목적은 교과서에 나온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설명하는게 ..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소신껏 밀고 나가는게 참 힘들다는 걸 요즘 많이 느낀다. 서로 충돌하는 이해 관계 속에서 누가 맞고 틀린지 참 알수없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는 상황에 대한 여러 가정을 두고 어느 쪽이 옳은 방향인가 제시를 한다. 그런데 세상은 훨씬 더 복잡하다. 책 속에서의 가정은 이미 존재하지 않고 누가 옳은 길인지 더욱 모르겠다. 심지어 때론 나의 주관마저 흔들린다. 지난 2년 사이 나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을 만났다. 내가 지낸 학교라는 우물 안은 정말 좁았다. 학교 그것도 같은 전공 내에 있는 사람끼리는 비슷한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 속에서 다름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내가 2년 사이 만난 사람들은 각자의 개성이 뚜렸했고, 가치관도 제각각 이었다. 적당히 학교에서 프로젝트하..
1947년 제주도에서 삼일절 행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제주도 민들이 가두 시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찰 병력도 꽤나 존재했다. 미군정 산하의 대한민국이었기에 소수의 미군도 존재했다. 이러던 와중 사건 하나가 발생했다. 한 기마 경찰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아이를 밟고 지나쳤다. 하지만 해당 경찰은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가게 되았다. 그러자 이 광경을 지켜보던 몇몇 시민이 분노를 했고, 해당 경찰을 깜짝 놀라 도망가게 되었다. 시민들 역시 해당 경찰을 돌을 던져가며 쫒아가게 된다. 그러자 경찰서에 있던 경찰관들이 해당 경찰을 위협한다고 판단했고, 시민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시민 6명이 사망했고, 6명이 중상을 입게 되었다. 양 쪽의 오해로 인해 발생된 이 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