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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처음 느낌 그대로

gyulee0220 2018. 12. 11. 20:21



 가끔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보통 남자들은 참 간사한 것 같기도 하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할 때 남자들은 세상 모든것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준다고 약속을 한다. 간신히 여자의 마음을 붙잡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애인에게 점점 소홀하게 된다. 연락 빈도가 줄어들고 여자친구가 아닌 타인과 보내는 시간의 비율을 늘리게 된다. 다른 여자와 자신의 여자친구를 비교하기도 하고 내 상황에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나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한다. 처음 고백하는 순간 말한 다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이렇게 연인들은 이별을 겪게 된다. 처음 사랑을 고백했을 때의 다짐은 사라진 채 둘은 각자의 길로 떠나게 된다.


 2.

 삼국지의 조조가 유비에게 주인공을 빼앗긴 이유 중 하나는 그의 태도 변화에 있을지도 모른다. 조조는 환관의 자손으로서 어린 시절 부터 부패한 한나라의 실상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래서 그는 한나라를 바로 잡고자하는 마음으로 군대를 일으켜 황건적을 토벌하고 다른 군벌들을 정벌해 나갔다. 하지만, 점차 천하통일이 가까워지자 그는 변했다. 한나라 당시 최고 직책이었던 대장군을 넘어 승상이라는 직책을 부활 시켰고, 훗날 위왕에 자리에 오르며 한황제를 권좌에서 내쫓을 궁리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를 위해 일할 생각으로 조조 휘하에 있던 일부 신하들이 자결을 하거나 재야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는 점차 권력이 자기의 손아귀에 들어오고 있음에 따라 태초의 순수성을 잃어 갔다. 유비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가진 그가 인기가 다소 떨어지고, 소설 삼국지의 메인 주인공으로 선택받지 못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3.

 사람이 동물에 비해 월등히 우월한 이유는 상상을 할 수 있어서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인간은 상상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몸을 지켜왔다. 동물은 그저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포식자는 피식자를 사냥할 궁리만 할 뿐이고, 피식자는 포식자로부터 안전을 모색할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그래서 뱀에게는 맹독이 있고, 모기에게는 침이 있으며, 재규어에게는 엄청난 속도가 있다. 그에 반해 사람은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물리적 무기가 매우 빈약하다. 하지만, 인간이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최상위 개체로 군림하는 원동력은 바로 상상이다. 사람의 상상력은 생각보다 무섭다. 돌에 꿀을 발라 인간의 완력에 수십배를 가진 곰을 사냥하며, 불을 이용해 맹수들로 부터 자신에 영역을 지킨다. 이 뿐만인가? 화약과 방아쇠를 이용해 시속 70Km로 달리는 맹수를 잡아낸다. 게다가, 전류를 이용한 전기 충격기로 짐승만도 못한 사람들의 나쁜짓까지 방어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사람의 상상력은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근데 이 상상력이 생태계를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태초에는 분명 생존을 위한 상상만을 했다. 신생대 말기의 유인원부터 석기 시대로 올때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이 상상력으로 인간은 생태계 최상위에 존재하게 되자 다른 인간들 위에 자신이 서기 위한 상상을 한다. 그리고 자연을 상대로도 얼마나 인간이 도전할 수 있는지 상상을 한다. 시대가 지나며 사람은 순수성을 잃어가고 다른 사람을 괴롭힐 새로운 궁리를 찾게 된다. 자연에 대항해 자신의 욕심과 물욕을 채우는 사람도 탄생한다.


4.

 나는 너무 열심히 살기는 싫다. 열심히 사는데 필요한 노력을 주변 사람들과 놀거나, 혹은 나를 위해 쓰고싶다. 돈벌었으면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가서 게임 하고, 혼자 카페가서 글쓰며 살고 싶다. 너무 열심히 살면 이런 즐거운 일들을 못하게 된다. 그래서 사실 글도 1주일에 하나씩은 꼭 쓰고 싶지만, 못 지킬 때도 많다. 내가 이걸 돈 벌 수단이라고 생각했다면 반드시 기일에 맞춰서 했겠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도 앞에서 말한 이유와 비슷하다. 여행 일정이 있거나, 중요한 약속이 있으면 그 주는 거른다. 글쓰기를 최대한 즐기고 싶다. 그레서 내가 하고싶을 때 한다. 물론, 회사 생활도 취미 생활도 대충 하기는 싫다. 역설적이지만 만약 해야 한다면 그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싶다. 회사에서 주어진 과제도 열심히 하고 싶고, 글쓰는 것도 나중엔 제대로 해보고 싶다.

처음 입사를 할때에도 이왕 하는거 최선을 다해보자고 다짐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해이해진다. 요즘 내가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점차 느는것만 같다. 내 뇌 세포들이 점차 둔해지고, 온 몸은 점점 녹이 스는것만 같은 기분이 가끔 든다. 정말 나태의 무서움을 최근 들어 많이 느낀다. 열심히 살고 싶지 않지만, 마냥 누워 있기는 싫다. 난 욕심이랑 승부욕은 타고난 것 같다. 회사에서도 인정 받고 싶다. 회사를 이끌 인재 소리까지는 아니어도 괜찮은 사람 정도의 말은 듣고 싶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자꾸 바쁘다는 핑계로, 솔직히 그렇게 바쁘지도 않으면서 힘들다는 소리가 입에 배었다. 인생 살면서 평탄하게 지나가는 적이 얼마나 될까. 항상 문제가 눈앞에 있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 30년 조금 안되게 이세상 살아왔으니 앞에 있는 문제 쯤이야 스스로 해결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처음 시작할 때의 의지는 어디로 가고 자꾸 침대에 누우려고 하는지 참 한심하다.

 누군가 끝까지 가는 사람이 이긴다고 하지 않던가? 대충 살지 말자. 처음 입사할 때 내가 이 회사에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생각해보자. 처음 블로그를 열었을 때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생각해보자. 처음 책을 펼 때 이 책에서 무엇을 배우려고 했는지 잘 생각해보자. 그 생각을 하면 내가 지금 침대에 누워있을 시간이라는 생각이 과연 들지 생각해보자. 빡세게 가진 못해도 지치지 않는 삶을 살자. 그리고 하고 싶은거 꼭 하자. 처음 느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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