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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벌이도 안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하나씩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서 볼 수 있는 소셜 셀레브레티들 혹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글을 쓰는게 멋있어 보였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산업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 한다거나, 현재 이슈가 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한다. 혹은 개인적인 감정에 대한 글도 자주 쓴다. 난 이들을 보며 나도 막연하게 글을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조회수 두자릿수도 안나오는 블로그에 글을 쓴다. 그래도 그냥 쓴다. 위에 언급한 사람들 보다 한참 못미치지만 계속 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자기 만족에 더욱 가깝기 때문이다. 난 프로 작가가 아니므로 자유롭게 나를 위한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법을 배운건 고작 고등학교때 논술 학원 다닌거랑 대학교 기초 과목의 글쓰기 수강이 전부다. 하나 더 있긴 하다.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도 읽었다. 이 책 한권의 글 쓰기 강의는 정말 값졌다. 글을 써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보는 것을 강력추천한다.

 

 처음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실제 행동으로 까지 옮겨지지는 않았다. 그러던 와중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자 하는 마음에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더 많은 동료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때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경험을 받기도 했고, 좋은 성과물을 내서 뿌듯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일 겪고나니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꼇다. 내가 과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상대방에게 인지시키고 있었는가 의문이 들었다. 상대방의 기분 나쁘지 않아 하면서 나를 표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꼇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장 크기가 좁아 인맥이 (정확하게는 인성평가) 중요하고, 수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상대 감정에 대한 배려는 정말 중요하다. 이 부분이 잘 이해 안된다면 내가 무례한 사람에 의해 기분 나빴던 적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회사에서의 의사소통은 주로 문서와 글로 이루어진다. 항상 기록을 남겨야 하기에 글을 많이 다루게 된다.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인지 시키기 위해서는 글을 잘 다루어야 한다.

 

 내 주장에는 논리적인 근거가 항상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은 아무말 대잔치에 불과하다. 그 주장은 반드시 심도있게 고민하고 내린 결론이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을 설득 시킬 수 있고, 그래야 글이 지닌 의미가 명확해 지는 것이다. 그리고 논리를 풀어과는 과정은 직관적이어야 한다. 어려운 논리를 쉽게 풀어가는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나와 생각이 다른 타인을 잘 설득하는 사람들을 논리적이라고 말하듯이, 논리적으로 설명해야한다.

 

 글은 말보다 깊은 성찰이 가능하다. 말은 순발력도 중요하기에 경우에 따라 완벽한 설득력이나 어법이 완성되지 않더라도 순간을 놓치면 안된다. 즉 말은 타이밍을 놓치면 안되는 겅우가 반드시 있다. 그러나 글은 그에비해 비교적 시점의 유연성이 존재한다. 물론 시기에 따라 같은 글이라도 그 의미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예를들어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이 나올 당시 많은 조선인들이 전율을 느끼고 일제에 대한 분노와 전율을 일으켰지만, 지금 신문에 이글이 실렸다면 좋은 글이라는걸 인식을 할지 몰라도 글에 대한 전율이나 일본에 대한 분노로 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말은 순간의 싸움이라면 글을 그에 비에선 상당이 유연해 깊은 성찰이 가능하다. 깊게 생각하고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주제에 대한 글을 쓴다면 그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고민이 가능하다. 이점은 글이 말과는 다른 매력을 지닌 점이다.

 

 나는 글을 단순하게 쓰는 걸 좋아한다. 각 문단의 첫 문장에 내가 생각하는 바를 우선 한줄로 표현을 한다. 첫문장에 항상 주제가 있고 뒤에 따라오는 문장들은 그 첫문장에 대해 생각해낸 근거다. 나는 이런 단순한 구조가 모여서 하나의 글이 탄생된다고 생각한다. 한 문단에서는 첫 문장의 핵심 주제, 한 섹션에서는 첫 문단이 핵심 주제, 하나의 글에서는 첫 섹션이 핵심 주제가 된다. 물론 글에 대한 충분한 경력이 쌓인 유명한 작가들은 반드시 이 방식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그분들은 이런 구조를 따르지 않고도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남들에게 표현하는 능력을 지니고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시작단계이다. 기본에 충실하며 차근차근 나아가 나중에는 글을 자유자재로 표현 하는 경지에 오르고 싶다.

 

 글을 쓰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가 기억의 한계이다. 우리는 흔히 생각한 것은 아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사고의 영역과 기억의 영역은 전혀 다르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오르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이다. 시험은 기억의 영역을 묻지만 우리는 항상 사고의 영역을 공부한다. 시험공부를 아무리 많이 해도 성적이 안오른다면, 자신이 사고의 영역을 다루는 양을 늘린것은 아닌지 꼭 의심해봐야한다. 금세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사고의 영역을 기억의 영역으로 옮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글을 쓰는 것이다. 작가를 직업으로 하지 않는 이상 16기가 USB를 모두 글로 채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작은 USB하나만 있으면 혹은 구글 계정만 있으면 평생 쓸 양의 글을 저장 할 수 있는 좋은 시대이다. 이런 것들을 활용하여 그때그때 나는 생각들을 글로 옮겨 볼 생각이다. 물론 쓰잘데기 없는 잡녑이나 공상 까지 옮길 생각은 없다. 그럴 시간도 없고. 난 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글을 계속 써볼까 한다.

 

 무엇보다도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다. 글을 쓰는 자체보단 문제를 풀어 나가는 걸 좋아하는데 그 해답에 대한 좋은 표현이 바로 글이다. 그래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문제 제기도 비교적 스스로 할 수 있다. 남들이 정해주는 문제를 푸는 시험 공부가 그래서 재미없나보다. 작가나 기자가 아닌 이상 내가 원하는 주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자유롭게 풀어 나갈 수 있다. 물론 솔직히 말해, 이 세상에는 글 쓰는 것보다 재밌는게 너무 많아서 또 다른 데로 눈 돌릴것 같아서 문제지만 말이다.

 

 잘 쓰기 위해서 많이 읽을 생각이다. 서점에 가면 빼곡히 책이 있다.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글이 많이 있다. 돈주고 안사더라도 일부 좋은 기자들의 글을 뉴스에서 공짜로 읽을 수도 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 작가들은 자신의 표현하고자 하는 점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배워 볼 생각이다. 시간 핑계되면서 안할까 걱정도 되지만 지하철 타는 시간, 친구들 기다리는 시간, 아깝게 버려지는 시간들 다 모아서 책을 읽을 생각이다. 앞으로 학교도 다시 돌아가야 하고 일도 시작해야하지만, 내려갈 팀이 꼭 내려가듯이 날 시간은 나게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책을 반드시 읽자. 글을 많이 읽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일인데 쓰기 까지 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글에 대한 새로운 목표가 하나 생겼다. 미디어 매체나 소셜 페이지에 글을 투고 해볼 생각이다. 아직은 능력이 많이 부족해 지금 당장은 무리가 있다. 목표는 크게 잡으랬지만, 메이저 신문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나는 글 쓰는게 직업도 아니고, 앞으로 밥 벌어 먹을 생각도 별로 없다. 그냥 아마추어로 내가 쓰고 싶은글이나 재미로 써볼까 한다. 프로 작가가 되면 맘대로 내 글도 못쓰기도 하고 내 능력도 거기에 미치진 못한다. 페이스북 페이지나 일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정도에 투고만 한다면 좋겠다. 이것도 힘들다면 약간의 광고 수익이라도 나는 사이트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괞찮다.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좋은 것이 명확란 목표지 않는가?

 

 그래서 이번엔 자전적인 글을 써봤다. 내가 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무엇을 위해 쓰는지 잠시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주위 몇몇사람들이 나보고 왜 글을 쓰냐고 묻길래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이기도 하다. 이글을 쓴 가장 큰 이유는 다시 한번 내 목표를 스스로 되새겨 보기도 하는 차원이다. 3주전에 쓰기 시작한 글을 뉴욕에서 밴쿠버 가능 비행기에서 쓰는게 웃기긴 하지만, 또 여행 중 본 드리마 시카고 타자기의 주인공 한세주가 글쓰는거 보고 감명받아서 쓰는 것도 웃기지만 말이다. 몇년이 걸릴진 모르겠지만 앞에 말한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글을 계속 써볼까 한다. 혹시 또 글 쓰다보면 글로 밥벌어 먹고 살지는 못하지만 커피 값 정도는 해결 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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