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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처럼 평범하게 생긴 남자들은 살면서 나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여자를 만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첫 호감에서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쉽지 않다. 연애를 할때 대부분 여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계속 자신이 마음을 표현해야한다. 그런데 가끔 세상을 살다보면 매우 기적적인 확률로 나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이성이 있다. 통계적으로 본다면 이런 이성과 연애하는 것이 향후 관계를 발전해 나가는데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연애를 어찌 통계적인 이론으로 설명하겠는가? 이런 이성과는 애초에 연애를 시작하기도 어려웠고, 썸을 타더라도 오랜 기간 지속되지도 못했다. 대부분 이런 이성들은 나에게 감정을 요구하는데, 그닥 연애 생각이 없는 나는 감정 소모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연략을 접게 된다. 이런 나랑 연인이 된다면, 난 최악의 연애 상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나는 감정 소모가 격해지면 전화기를 꺼놓는 최악의 습관마저 있다. 그래서 호감이 불균형이 있는 연인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는다. 듣는다기 보단 페이스북, 인스타, 카톡 프사로 우연히 알아 차린다는게 더 정확하다. 그리고 지금 내 모습을 되돌아본다. 만약 그 사람과 지금 만나고 있다면 과연 행복했을까 떠올려 본다. 내 행복을 내가 스스로 걷어 차버린게 아닌가 고민을 해보기도한다. 지금 그녀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물론 실제로 그러진 않는다. 그렇게 못난 사람이 될 수는 없기에. 좀만 참고 만났으면 달랐을까 고민을 해본다. 그때처럼 나에게 호감을 표현해줄 사람을 과연 만날 수 있을지도 고민이 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난 그녀에게 좋은 남자가 되어주지 못한다. 일이든 연애는 내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감당하지 못할것 같다면 안하는게 낫다.
“넌 불행할 자격이 없어. 난 자신 없어. 너만큼 좋은 남자가되기에. 그래서 널 놓아주는 것 말곤 방법이 없어”
2.
최근들이 관태기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되었다. 젊은 청년층 사이에서 많이 유행하는 말인데,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20대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근데, 그 관계라는 것이 나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면서 날 가장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즐거우면서 피곤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들어줄 상대이면서도, 내가 준 노력만큼 나에게 감정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기분이 나빠지게된다. 정말 가까운 친구라 할지라도 내가 쏟아부은 만큼의 노력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실망을 느끼고 관계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항상 우리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어한다. 근데 대부분의 불행은 타인에게서 비롯된다. 나에서 비롯된 불안, 초초는 충분히 마인드 컨드롤로 극복이 가능하다. 자기관리라는게 쉽지는 않지만 이겨 낼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해결 되기도 한다. 문제는 타인에게서 오는 감정의 변화다.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해도 타인에게서 받는 감정은 조절이 불가능하다. 그냥 스스로 무시하자, 신경쓰지 말자와 같은 문제 회피는 가능할지 몰라도,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그건 타인의 영역이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당연히 제어할 수 없다.
살다보면 이해안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인간은 나의 관점으로 타인을 바라본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도 피곤하다. 하지만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한다. 내 경험을 빗대어 말하자면, 밤 9시에 업무 지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의 능력 만큼 따라오지 못해서 나를 비난하는 사람, 툭하면 심한 말로 상처를 주려는 사람도 있었다. 그 중 요즘 가장 나에게 피곤한 사람은 나에게 꿈을 물어보는 사람이다. 아니 차라리 꿈이라고 하면 대답 할 수 있다. 어디에 취직 할지, 어느 직종에 종사할지 물어본다. 사실 난 별 생각이 없이 산다. 지금 내가 이것저것 들쑤시고 다니는게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곳에 취직해야지 혹은 어느 직종에 종사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한일은 아니다. 그냥 내가 행복할거라고 생각해서 한 일이다. 부모님이나 정말 친한 친구, 같은 취업 준비생끼리 정보 공유를 할 사람이 아니라면 제발 나에게 그런것 좀 안 물어봤으면 좋겠다. 그냥 입닥치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벗어나고 싶어 사랑 아님 이별 왜 모든건 이분법 인지. 다른걸 보고싶어. 이 거리 위를 미친척하고 달리다 보면 나올지 몰라 Oasis”
3.
스무살 때 짝사랑을 할땐 정말 아는게 없었다. 운좋게도 짝사랑 대상이 나에게 어느정도 호감이 있어서 같이 밥도 먹고 데이트도 몇번 했다. 그 당시엔 연애를 할 땐 어딜 가야하는지, 뭘 먹어야 하는지 잘 몰랐다. 하고 싶은게 없었기에 요구하는 것도 없었다. 그냥 서로 좋으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했다. 요구없는 연인사이는 결국 감정이 없는 사이로 전락한다는 것을 그땐 몰랐다. 서로 호감을 갖고 처음 만났지만 결국 발전 없이 거기서 끝났다. 연애는 서로의 감정 교환이 있어야 하는데 그땐 그 행동 조차 귀찮았다. 화가 날때 내가 한 행동은 항상 도망이였다. 자신이 꿈꾸는 연인 관계가 이루어 지지 않는 다면 대화를 통해 서로 맞춰가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결국 서로에 대한 호감은 급속도로 식어갔고 각자의 길로 걸어가게 되었다. 난 결말이 뻔한 연애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싫증을 내고 떠나갔다. 그때는 참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를 많이 욕하기도 했다. 욕 몇번하면 끝나겠지 라는 생각에 헤어질 때 아픈줄도 별로 몰랐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점점 아프게 느껴졌다. 후회로 가득찼다. 그때 말할걸, 내가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그녀에게 얘기했어야 했다. 항상 날 숨기는데 급급한 시절이었다. 조용히, 그저 조용히 흘러갔다. 다른 사람에게 털어 놓지도 못했다. 그냥 막연히 잘 되기를 바랬다. 실제론 한번도 내 감정을 표현한 적도 없으면서.
“널 너무 모르고, 네 맘도 모르고, 네가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줄도”
최신 음악을 자주 듣는 사람들이라면 마지막 문장은 모두 같은 가수의 노래에 나오는 가사인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요즘 음원깡패로 불리는 여가수 헤이즈다. 헤이즈는 참 가사를 잘쓴다. 그녀의 노래가 상위 차트에 있는 원동력은 가사 공감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잘 풀어낸다.
그녀의 노래엔 주로 이미 떠나간 이성에게 직접 전하지 못하고 혼자 독백을 하는 가사가 많이 있다. ‘돌아오지마’, ‘널 너무 모르고’가 위 상황에서 풀어낸 노래이다. 사랑할때 못했던 행동을 자책하면서, 그러지 못한 자신을 탓하고 미안하다고 전하는 것이 많은 공감을 끌어낸다. 항상 표현하지 못하고 돌아섰던 내 자신을 투영하는 것 같아서 많이 나도 공감이 되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비오는 날 센치하다는 것을 잘 이용한다. 그래서 노래에 비라는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이번에 새로 나온 앨범 이름도 ‘너 먹구름 비’이고, 수록곡 중에는 ‘비도 오고 그래서’ 라는 노래가 있다. 또 돌아오지마의 도입부 가사와도 ‘이렇게 비가 내리면~’이다. ‘비도 오고 그래서’ 노래에서는 비 오는 소리를 통해 몽환적인 기법을 연출해낸다. 그리고 ‘Underwater’에서도 물 소리를 통해 비슷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2015년 언프리티 랩스타 2 출연 당시 그녀는 무명에 가까웠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그녀는 대중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했다. 매력적인 음색, 공감이 되는 가사, 훌륭한 보컬과 랩 실력으로 우리나라 음원 시장의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지금 27살인 그녀가 30대, 40대에도 자신의 감정을 풀어내는 가수가 되었으면한다. 그녀의 가사 공감력을 그 나이때에 듣게 된다면 또 어떨지 궁금하다. 음원시장의 주 소비자가 1~20대가 주류라서 쉽지는 않겠지만, 그녀는 충분히 역량을 갖춘 가수라고 생각된다. 미래에도 계속 대중에게 공감을 사는 가수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녀의 다음곡은 또 어떨지 정말 기대된다. 헤이즈의 노래가 갖는 매력에 대한 나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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