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Column

적당히 사는 사람들

gyulee0220 2018. 7. 8. 17:24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소신껏 밀고 나가는게 참 힘들다는 걸 요즘 많이 느낀다. 서로 충돌하는 이해 관계 속에서 누가 맞고 틀린지 참 알수없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는 상황에 대한 여러 가정을 두고 어느 쪽이 옳은 방향인가 제시를 한다. 그런데 세상은 훨씬 더 복잡하다. 책 속에서의 가정은 이미 존재하지 않고 누가 옳은 길인지 더욱 모르겠다. 심지어 때론 나의 주관마저 흔들린다. 

  지난 2년 사이 나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을 만났다. 내가 지낸 학교라는 우물 안은 정말 좁았다. 교 그것도 같은 전공 내에 있는 사람끼리는 비슷한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 속에서 다름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내가 2년 사이 만난 사람들은 각자의 개성이 뚜렸고, 가치관도 제각각 이었다. 적당히 학교에서 프로젝트하고 적당히 벼락치기하고 적당히 성적 맞고 적당히 놀러 다니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자신이 재밌는 일에 미친듯이 몰두 하는 이을 많이 봤고 너무 부러웠다. 나는 저 적당하다는 말이 때론 무섭다. 우리가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때 하는 말이 항상 이정도면 적당하다고 표현한다.

  적당히 사는 사람과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같은 팀에서 만난다면 무조건 충돌하게 된다. 나는 적당히 사는 사람을 탓할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 인생에선 때론 적당히 사는 것도 중요하다. 어짜피 나이 80남으면 죽게 될 목숨 뭘 그리 빡세게 살 이유가 있나. 내가 즐거운 일, 내가 좋아하는 일 적당히 즐기면서 살면 된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충분히 매력있다. 8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사는데 한번 멋지게 무엇인가를 이뤄 정점을 찍고 죽는 것도 멋지다. 남들이 나중에 내 인생에 대한 글 하나 혹은 기사 하나를 읽고 저 사람은 그래도 멋진 삶을 살았네라는 말을 듣는다면 굉장히 뿌듯할것이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두배 세배 뛰는 삶 역시 멋진 삶이다.

  사람들 만나서 내 텐션 유지하고 내 가치관 대로 살아가려 노력하는데 자꾸 안맞는 두 사람이 눈에 밟힌다. 적당히 하려는 사람과 열심히 살고 있는 두사람이 밟힌다. 서로가 자기 의견대로 안따라온다고 뭐라 그런다. 근데 두 사람 각각의 입장을 들어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그냥 두사람은 생각이 다를 뿐 잘못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다.

  그냥 난 내길을 갈뿐이다. 그일이 재밌다면 한번 열심히 투자해 볼 생각이고, 별로 재미 없다면 나도 적당히 할 것이다. 다만 내가 나중에 그 일을 돌아 볼때 나름대로 멋졌다라고 평가 내릴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집돌아오는 길에 쓴 사담.